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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사색과 성찰(3)

-아버지의 기억1-

마침 인도 관련 강의에 인도에서 가지고 온 향신료가 생각났다. 챙겨서 수강하는 사람들에게 한 톨씩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아침밥을 먹으며 안사람에게도 이 향신료를 밥에다 넣어 보라 하니 바로 거절한다. 인도에서는 흔히 이 향신료 열매를 넣어 밥을 짓는다. 그러면 상당히 향긋한 냄새가 쌀밥과 함께 어우러져 풍긴다.

속으로 내 뜻을 받아주지 않는 안사람이 섭섭하지만 하는 수 없다. 안사람은 다분히 자신이 해 온 대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 평소 일상사에서 자기식 또는 자기 생각대로만 세상을 받아들이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더 이상 권유는 않는다.

다시 엉뚱하게 10여 년 전 일이 생각난다. 동국대 연구원에 근무할 때 여러 대학의 박사들이 함께 모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한번은 중국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온 선생이 조교를 시켜 코카콜라를 사 오게 한다. 그리고 난로 위의 주전자에 붓고 가열시킨다. 그리고 여러 선생에게 시음해 보도록 하였다. 그러나 모두 칠색 팔색을 한다. 아예 맛을 봐 보려는 생각도 접고 피해 버린다.

이를 지켜보던 나는 내심 놀라웠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의 성의가 있지 않은가! 또한 콜라에 열이 가해지면 화학적으로 어떠한 맛으로 변하리라는 호기심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지레 모두 시음 자체를 거부한다. 나만이 덥혀진 콜라의 달콤한 맛을 음미하며 맛본 기억이 있다. 이를 계기로 다시 아버지의 기억으로 옮겨갔다.

아버지는 기계를 잘 다루셨다. 그때는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였다. 요즘처럼 기계공학을 배우신 것도 아니다.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정비기술을 배우신 것도 아니다. 다만 다른 사람보다 먼저 소유한 기계를 운용하면서 스스로 기계 정비를 터득해 가신 것이다.

집안에서 가장 큰 기계는 쌀 방아나 보리 방아 등을 찧는 시꺼멓고 육중한 발동기였다. 하루 내내 가동되는 달아오른 커다란 무쇠 엔진을 식히는 냉수기는 펄펄 끓는다. 여기에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마늘이나 양파를 구워 먹기도 하였다. 수동으로 돌려 엔진을 가동하는 데에도 엄청난 힘이 필요했다. 이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집안의 권위가 부여되었다.


조준호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yathabhut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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