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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2)

- 한국은 일본을 무시하는 세계 유일의 나라 -

2011년 12월 8일 KBS에서 방영된 역사 스페셜을 보면 너무나 충격적인 내용을 만난다. 중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일본은 두려울 것이 없는 오만함을 보인다. 1907년 우에노 박물관에서 열린 도쿄박람회가 바로 그것이다.

제5호관이 바로 조선관인데 관람객을 끌어모으기 위하여 사람을 전시하였다. 실제 한국으로부터 희망자를 모집하여 데려왔다. 남자는 대구에서 온 박양항이고 여자는 부산에서 온 정명선이다.

남자는 갓을 쓰고 흰 바지와 저고리를 입었고 여성은 쪽을 찌고 흰 저고리에 긴 치마를 입었다. 마치 동물원에 원숭이가 전시되어 있듯이 그 자리에 사람이 앉아 있었다.  때로는 걸어 다니기도 하지만 그들을 구경하던 많은 일본 관광객들은 조센진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며 웃고 떠드는 속에 무표정하게 유리로 된 우리 안을 원숭이 같이 서성이는 꼴이 너무나 비참하게 보였다.

아사히신문은 “박람회장에 조선 동물 두 마리가 있는데 아주 우습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치욕적인 보도에 분노를 참지 못하는 많은 조선인 유학생들은 졸도할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둘째 날 도쿄 도립 과학기술고등학교를 방문했다. 원래 일본의 학교 교육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영재교육이니 과학교육 같은 것이 잘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가 방문한 학교는 과학 고등학교가 아니고 과학기술고등학교였다. 교육과정을 보니까 우리나라의 공업고등학교에 해당한다.

그리하여 과학의 이론적인 면보다 실험 실습에 가까운 면을 강조하는 경향을 수업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즉 한반 학생 24명을 모두 함께 가르치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6명을 한 그룹으로 하여 네 번 돌리는 식으로 실험실에서 재료들을 자르고 붙이면서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물리, 화학, 생물 같은 국제 과학 올림피아드에서 예전에 탑 클래스에 있던 일본은 최근에 와서 한국이나 중국의 동양 삼국 중 오히려 뒤처지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학기술고등학교의 교육과 같이 중소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맞춤형 교육과정 식으로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은 퍽 효율적이라 본다.

해발 3776m의 후지산을 가 보았다. 어느 곳에서나 같은 모양의 이등변 삼각형 모양을 한 이 후지산은 언제 보아도 그 봉우리 위쪽에는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 이 아름다운 눈 덮인 후지산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라 한다. 왜냐하면 항상 구름이 후지산 봉우리를 가리고 있어서 신비스러울 뿐 아니라 좀처럼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주 운 좋게 그 산봉우리를 오랫동안 관찰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일본 사람들은 후지산을 최고의 영산(靈山)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그 산을 접하면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기도 한단다.

그런데 이 후지산을 어느 쪽에서 볼 때는 어느 한쪽이 푹 들어가서 이등변 삼각형 모양의 균형이 맞지 않아 시멘트로 그곳을 메꾸어 대칭되도록 하였다고 한다. 역시 격식을 중요시하고 잘 정리되고 매끈한 외형에 역점을 두는 일본인다운 행동이라고 본다.

그곳에서 좀 떨어진 하꼬네에 들러 뜨거운 온천에 달걀을 삶아 내는 곳에서 껍질이 까맣게 변화한 달걀 꾸러미를 사서 먹으면서 그 분위기와 맛이 한층 더 자연과 하나 됨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은 우리보다 GNP가 높을 뿐 아니라 세계에서 몇째 가는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거리에 다니는 자동차를 보면 대부분이 소형이다. 우리나라는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중형 이상의 차를 몰고 다녀야 직성이 풀리는데 너무나 대조적이다. 남에게 과시하는 심정이 밑에 깔린 우리와는 달리 실질적이고 필요한 만큼만 소유하려는 실용주의적인 일본인의 떳떳한 자세는 부럽기까지 하다.

일본의 젊은 샐러리맨들은 열심히 일하여서 가능하면 빨리 24평형의 3LDK 아파트를 사는 것이 목표라 한다. 즉 24평형짜리로 방이 세 개이고 Living room, Dining room, Kitchen을 갖춘 아파트이면 만족한다는 말이다. 소박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려는 의지가 돋보인다. 개인적으로 만나면 그렇게 친절할 수가 없으며 어느 곳에서나 남에게 폐를 끼치려 하지 않는 그들의 매너는 칭찬할 만하다.

그러면서 정직한 국민성을 가진 것 또한 우리가 모두 부러워하며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질서정연한 줄서기와 차례 지키기가 이루어진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2차 대전 때 조선의 어린 딸들을 일본군 강제 위안부로 끌어다가 꿈 많은 그들의 인생을 앗아간 것은 대단히 안타깝다.

그런데도 독일과는 달리 지금까지 일언반구의 사과나 용서의 말을 하지 않는 그들, 심심하면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이따금 한마디 하는 그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심정적으로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은 일본을 다녀오면서 마음이 착잡하다.


정완호 박사(수필가, 전 한국교원대학교 총장) wanho-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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