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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저 구름 따라

- 경기도 안성시「죽주산성」 공원에서 만난 정경 -

누구나 코로나19 사태로 언제 어디서 전염될지 몰라한다. ‘어느 구름에 비 들었는지 아무도 모른다’라는 옛말처럼 연일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서 오늘은 무슨 일로 어디를 가야 할지 망설이다가 내내 집에만 있었단다. 「신종 코로나19」로 평범한 할 일이 막혀버렸기 때문에 기분이 흐리고 따분해진 일상이 되었다. 이에 사람들은 어디를 가든 사람 만나는 걸 고심하며 마스크를 쓰고 「심각」 상태의 전염병을 피하고자 대란을 치르고 있었다.

구름이 낀 지난 7일 오후 한 바퀴 죽주산성을 걷고 성문을 나서는 김동석(61·용인) 씨는 “한적하고 조용해서 좋습니다. 내성(외성·중성·내성으로 된 城임)으로 돌면 약 3킬로 되는데 전망이 좋고 지금 이런 시국에는 갈 곳으로 적당한 이곳이라 점심 먹고 금방 용인에서 왔습니다. 요즘처럼 답답한데 아직 운이 트지 않은 삭은 나뭇가지를 보면서 답답함도 지우고 하늘과 맞닿아서 기분이 맑아집니다”라고 말했다.

마스크를 끼고 죽주산성에 오른 실버가 먼 산을 바라보고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심각 단계에 온 코로나로 인해서 다들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어디만큼 왔냐?로 어릴 때 뛰놀던 동요처럼 이 시국이 풀릴 날이 궁금하고 답답하다. 지금으론 사람이 모이고 드나들 곳이 다 전염병을 옮길 일로 심각한 단계이니 궁여지책으로 산을 찾았단다.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죽주산성 등산길에도 마스크를 한 사람들이 찾아들었다.

죽주산성 공원의 중성(1,336m)의 성문을 들어서면 왼쪽으로 성길을 돌아서 남쪽으로 튄 죽산 시내와 남산과 용설 호수, 진천으로 가는 고속도로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약간 오름길의 성벽 윗길은 내성(1,125m)으로 난 길과 외성(618m)으로 난 길로 걷다가 만나는데 걷고 싶은 상태에 따라서 방향을 잡아 중성과 내성을 돌아 나온다. 외성이든 내성이든 중성이든 길을 따라 돌아와 만나는 곳에 성벽이 있고 고려 시대 몽골군과 싸운 흔적으로 포문이 세 개나 나 있는 솟은 성벽에 닿는다. 이곳 아래가 사방이 절경이다. 

죽주산성 공원에서 올라온 성벽을 아베크족이 아스라이 걸어가고 있다

죽주산성(경기도 기념물 제69호)은 오랜 역사를 안고 삼국 시대부터 성으로 조성되었고 죽산면 매산리 산 106번지에 있다. 죽주란 지명은 고려 시대의 도명쯤으로 그 당시 영남길(부산과 경남에서 충청도 경기도로 오는 지름길)의 교통요지로 통했다. 이때부터 성을 죽주성(또는 매성)이라 불렀다.

 “인터넷 쳐서 이곳을 찾았습니다. 삼죽면 면사무소에서부터 접어들어 비봉산을 오르고 비통 암자를 지나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등산은 좋아하지만 요즘 세태론 아무것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서 신성한 공기라도 쇠려고 왔습니다. 하늘에 뜬 구름 잡듯이 이 생각 저 생각에 땀 흘리며 걸었습니다”라고 용인에서 왔다는 중년쯤의 김길영(대리운전 대표) 씨가 산길을 걸어온 숨을 고르며 잠시 멈추어서 말했다.

고목 아래도 성의 포문 가장자리에도 사람들이 앉아서 죽산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성안에는 송문주 장군(고려 시대에 몽골군에 승리함)의 사당이 있고 예로부터 움푹 파인 너른 공원 안은 물이 풍부하여 적군과 싸울 때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다. 1605년 조선왕조실록에는 일본 성을 모방하여 쌓았다고 기록되었고 고려 고종 23년에는 몽골군이 죽주산성에 이르러 싸움이 치열했다.   

체제 공이 쓴 송문주 장군 묘비명에는 “몽골군이 죽주산성을 둘러싸고 물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전술을 폈으나 송 장군은 이곳 연못에서 생선을 잡아서 적군에게 보내며 물이 많음을 과시했다”라는 기록과 실제로 이곳에는 예로부터 연못이 있고 우물이 많았다고 전한다.

학교도 휴교령이 내린 동안 이여솔(8) 양의 삼대 가족이 산성을 찾아오고 사진을 찍었다

등산객이 많지는 않지만, 산성을 도는 이들이 하나같이 밝았다. 구름 덩이가 하늘을 흐르고 키 큰 나무도 숲도 마주하고 우뚝 솟아서 아이부터 아베크족들도 자유로웠다. 실버들 부부가 나란히 걷는 모습도 상쾌한 일상에 든 듯 하늘에 뜬 구름처럼 모습이 한가했다. 산성을 거니는 사람들이 한낱 구름 위를 거니는 것처럼 여유로워서 이들의 한가한 일상이 일었다.

안성시 보개면에서 실버 모친과 온 중년 아들과 손녀 3대 가족은 “코로나 때문에 학교도 못 가고 여기 죽주 산성에 오니 상쾌하고 기분이 좋아요”라고 이준영(42·안성시 보개면) 씨의 딸(여솔)이 웃으며 말했다.


김임선 기자 sun4750@silver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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