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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기심이라는 자극제는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마술 -

누구나 가정을 떠나 가보지 못한 곳을 다녀 본다는 것은 많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우리 인간의 호기심이라는 자극제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마술 약임이 틀림없다. 지난 시월 초 하와이로부터 11월 초순 뉴질랜드까지 한 달 이상을 태평양상에서 보냈다.

첫날 하와이 호놀룰루 시외 고속도로 52번을 타다가 433번으로 갈아타는 긴 시간 여행 끝에 파인애플 농장을 방문했다. 그곳은 몇백 년 전의 농장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데 하와이의 명물 사탕수수, 바나나, 파인애플, 야자수, 귤, 레몬, 라임 등 수많은 과일나무들이 1000만 평은 족히 넘을 것 같은 넓디넓은 들판에 빼곡히 들어섰다. 

그 넓은 과일나무 평야에 수많은 조선의 노동자들이 그곳에서 피땀 흘리며 고생했으리라. 그러면서 우리 선조들이 독립운동할 때 알토란같은 정치자금도 그들의 피땀에서 나왔으리라.

다음날 호텔에서 버스 타고 진주만(Pearl Harbor)을 찾았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하와이 진주만에 있던 "World war Ⅱ valor in the pacific"을 보러 갔다.

1941년 12월 7일 일본의 기습공격에 엄청난 타격을 받은 그 흔적은 아직도 크게 남아 있다. 즉, 미국은 주마다 함대를 한 대씩 가지고 있었는데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애리조나호가 1200명이 넘는 인명피해를 당했으며 두 번째로 ‘오클라호마호가 1000명이 넘는 인명이 피해를 받았다 한다.

결국 1945년 8월 9일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로 제2차 세계대전은 8월 15일로 마무리되었다. 다음날 하와이에서 Holland American Noordam 크루즈 배를 타고 남태평양을 향했다. 남태평양은 크게 Micronesia, Melanesia, Polynesia의 세 영역으로 구분하는데 가장 크고 많은 섬의 집합은 폴리네시아이다. 폴리네시아 속에 타이티섬, 사모아섬, 피지섬들이 속해 있다. 
 
10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사모아섬, 피지섬, 파푸아 뉴기니 등에 식인종이 있었으나 현대문명과 접하여 동화하면서 차츰 사라져갔다 한다. 사모아섬의 “Tosua Ocean Trench"란 팻말이 붙은 곳으로 가면 70m 정도 깊이의 둥글고 큰  우물 같은 웅덩이가 내려다보이는 곳이 있다. 

그 아래쪽을 보면 바닷물이 출렁인다. 그곳을 가려고 40m 정도 길 따라 내려가다가  절벽에 와 닿으면 30개 정도 나무계단이 흔들리지 않고 고정된 채 바위에 붙어 있다. 그 계단을 조심스럽게 밟고 내려가면 바닷물에 풍덩 빠지게 된다. 그 웅덩이 같은 바닷물 속에서 즐기는 기회를 얻는 것이 죽기 전에 꼭 한 번 해봐야 하는 버킷 리스트(bucket list)의 한 코스라 한다.

피지섬은 가장 크고 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남태평양에서 유일하게 비행장이 있어서 이 지역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고 한다. 피지의 전통마을은 대대로 내려오는 마오리족의 춤과 노래를 그대로 보존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 마오리족은 이 지역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힘차고 박력 있는 남성들의 칼춤을 위시하여 토종 의복을 입고 경쾌하게 이어지는 여성들의 율동 있는 춤도 볼만한 아이템이라 본다. 그들은 선진국 사람들의 침범으로 혼혈의 피가 지속하면서 사회 문화적 갈등이 있더라도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가부장적인 제도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한다.

뉴칼레도니아섬 해변에 왔는데 산호초에서 부서진 고운 모래들이 발바닥을 즐겁게 해주어 따가운 햇볕을 쬐며 잔잔한 물결 따라 조금 깊은 곳으로 가 보았더니 바다 고기들이 친숙한 사람 대하듯 곁을 떠나지 않고 같이 놀자고 한다.

바위 있는 쪽으로 조금 더 발을 옮겼더니 바다 오이(sea cucumber)라 부르는 해삼이 많다. 그런데 그 해삼은 크기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이 짙은 회색으로 나의 팔뚝보다 커 보이며 만지면 물컹물컹한 느낌이 강할 뿐 아니라 퍽 신비로움을 느꼈다.

호주로 와서 처음 가 본 곳이 타스마니아섬인데 호주 본토의 멜본 아래쪽 가장 큰 섬의 호바트항구로 갔다. 그곳에 죄수들의 감옥이 있는데 대단히 큰 건물이 많으며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그 넓은 곳에는 죄수들을 수용하는 건물이 대부분이고 관리실, 우체국 같은 보조 건물도 많이 있다. 우리는 걸으면서 죄수들이 있었던 생활 터전을 훑어보았다.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캥거루 사육장을 찾았다. 캥거루는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먹이를 주었더니 침을 내 손에 흘리며 곡물을 받아먹는데 흘린 침 속의 전염병이 두려워 빨리 물로 손을 깨끗이 씻는 해프닝도 가졌다.

그 아래쪽에 많이 있는 코알라는 유칼립투스 나무에만 붙어사는 통통하고 토끼 같은 동물인데 발톱이 날카로워 나무타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다. 그들은 그 잎이 독하여 서너 시간 정도  먹은 후 나머지 시간은 잠으로 독소를 분해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홀랜드 아메리칸 노르담 배를 타고 뉴질랜드 남섬의 Milford를 지나면서 피오르가 깎아내려 파인 골짜기 모양의 폭포로 된 것이 많고 산사태가 난 자리에 자란 관목(灌木) 투이의 벼랑들이 많이 보인다.

이곳의 산세는 노르웨이의 피오르보다 훨씬 그 경사의 가파름이 커 보인다. 이러한 벼랑 끝 구경은 뉴질랜드만이 갖는 특징이기도 하다. 그날 오후 배의 3층 데크로 걸어가면서 오른쪽 바다를 내려다보니까 3m 정도 파도에 휘날리는 물방울들이 만드는 일곱 색깔 무지개는 뉴질랜드 남섬 해상에서 신선의 놀이터 같은 환상의 세계를 보는 느낌이었다. 

아울러 크루즈 배의 꽁무니에서 하얗게 갈라지는 프로펠러에서 폭포같이 쏟아지는 물방울 거품도 몇 년 전 두바이 분수대에서 사라브라이트먼이 불렀던 'Time to say good bye'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물방울을 연상케 했다.

다음날 뉴질랜드 남섬 Port Chalmers에 정박한 후 University Otago의 박물관을 찾았다. 1, 2, 3층에 전시품이 가득한데  이제까지 보지 못한 전시품들이 많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키가 3m 정도로 큰 타조 비슷한 새, "Mao"라고 씌어 있는데 처음 보는 생소한 단어다.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타조 비슷한 뉴질랜드 산의 멸종된 새’라 한다. 그 모아의 알은 커다란 참외 크기만 하다. 3층에 “Southern Land, Southern People"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 어울리는 그곳의 지형과 동물들 그리고 그 시대의 인간문화 유산이 어마어마하다. 최초로 알프스 최고봉을 정복한 힐러리경이 뉴질랜드 사람인데 그를 추념하는 2, 3층의 전시가 일품이다.

다음날 뉴질랜드 남섬의 아카로아항에 도착하여 Christ Church로 향했다. 퍽 아름다운 도시다. 2011년 2월 이 지역을 강타한 지진 때문에 엉망이 된 고딕식 성공회 성당을 찾았다. 일본의 건축가 ‘시게루 반’은 고베 지진으로 무너진 교회를 판지(板紙)로 설계하여 교회를 완성한 건축가이다.

그 시게루 씨가 성당 설계 제의를 받고 2년 후 봉사 차원으로 성당을 완성하였다 한다. 다시 말해 종이를 붙여 만든 판지로 기둥을 만들어 골격을 설계했다. 그 기둥 모양의 골격을 지붕과 벽에 총총히 세워서 안정을 찾고 나머지는 철재와 광택 나는 콘크리트로 처리했다. 나는 한 달이 넘는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이제까지 접해보지 못한 엄청난 경험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 싶었다.


정완호 박사(수필가, 전 한국교원대학교 총장) wanho-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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