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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폭포 물소리, 진관사 계곡에서

- 종교를 넘어, 마음의 정원 -

8월 1일 오전 10시 구파발역 2번 출구에서 출발한 실버들은 진관내천을 따라 북한산 서울 둘레 길로 들어섰다. 진관내천은 서울 은평뉴타운을 관통하는 하천이다. 원래 있던 하천이 1979년에 복개됐다가 은평뉴타운 완공과 함께 자연생태하천으로 복원됐다.

하루 2만 t의 물이 공급돼 평균 수심 20㎝로 유지돼, 갯버들, 애기부들, 어리연꽃, 수련 등 식물군들이 한창 무성하다. 물고기들과 오리 가족, 청둥오리들도 평화롭게 쉬고 있다. 이곳엔 하늬 버들잎 다리, 반딧불이 다리, 메뚜기 다리 등 아름다운 이름의 다리들이 이어진다.

오락가락하는 빗속에 실버들이 우산을 쓰고 북한산 길을 오르고 있다.

폭포동힐스테이트 앞 차도로 올라가 걷다가 비를 만나 우산을 쓴 채 북한산 숲길로 들어선다. 돌이 많은 험한 산길 옆으로 흐르는 물, 우중의 산길은 미끄러워 위험하다. 정상 등산길은 포기하고 철책이 쳐진 문을 열고 들어가 진관사로 내려가는 지름길을 감행한다. 앞도 안 보이는 원시림 같은 숲길을 헤쳐 내려가야 한다.

앞이 안 보이는 울창한 숲길을 헤치며 한참 동안 내려오니 어디선가 닭 울음소리 들리고 작은 암자가 나타난다. 야생의 정글 같은 산길은 실버들엔 큰 모험이다. 고급 주택들이 즐비한 연서로 48길로 내려와 북한산 제빵소를 지나 은평 한옥마을 앞을 거쳐 진관사 입구에 닿는다.

진관사 입구의 계곡 데크 길을 실버들이 걷고 있다.

진관사 입구엔 사찰로 가는 길과 숲 옆으로 난 데크 길을 걸으면서 웅장한 계곡을 관람하는 두 개의 길이 있다. 폭포수같이 쏟아지는 물이 천둥소리를 내며 바윗돌에 부서졌다가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흐른다. 물소리가 계속 귓가에 들리는 진관사 계곡은 보호구역이라 출입금지다.

진관사는 비구니 사찰로 동쪽의 불암사, 남쪽의 삼막사, 북쪽의 승가사와 함께 서울의 4대 명찰에 속한다. 천년고찰이지만 6.25 때 폭격으로 폐허가 되었다가 재창건 됐다. 대웅전과 명부전 앞으로 잔디마당이 펼쳐져 있고 대웅전 옆, 보리수나무 밑에 거북 형상의 작은 돌 연못에 연꽃이 피어있다.

진관사 입구엔 아치형 덩굴 터널 길 위에‘종교를 넘어’라고 쓰인 팻말이 달려있다. 해탈문 앞길부터 예쁜 정원 길도 조성돼 있다. 팻말에 쓰인 ‘마음의 정원’ 문구는‘종교를 넘어 모든 방문객이 정원을 거닐며 치유와 평온이 가득하시길 바란다.’는 뜻이라고 한다.

태극기와 독립운동 자료가 발견된 칠성당 모습이다.

이곳은 일본 강점기에 백 초월 스님을 중심으로 항일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다. 당시 사용한 진관사 태극기는 ‘일본을 누르고 독립을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일장기 위에 덧그렸는데, 2009년 칠성각 해체, 복원 과정에서 이 태극기와  함께 독립신문, 신 대한신문 등 20점의 독립운동 자료가 발견됐다.

태극기는 3.1만세운동 즈음에 제작돼 실제 사용됐던 것으로 추정되고 발견된 신문들 역시 등록문화재로 지정, 독립운동 당시의 중요한 사료로 보존되고 있다. 스님은 자금과 인재를 상해 임시정부로 보내는 일을 했는데 체포와 고문 속에서 1944년, 해방을 한 해 앞둔 시기에 청주교도소에서 옥사했다.

진관사 템플스테이는 친근감과 아름다운 사찰 풍경,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사찰 분위기 덕분에 인기다. 전화나 온라인으로 예약해 개인이나 단체로 1박 2일, 또는 반나절로 사찰음식을 음미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진관사 입구의 정원 길에 마음의 정원 팻말이 서 있다.

산사 음식연구소는 1700년 동안 이어진 사찰의 음식 문화 및 정신의 계승과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관사를 찾은 사람들에게 산사 음식의 맛과 함께 불교 정신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진관사 무료 주차장 아래‘마실길 근린공원’은 도롱뇽, 맹꽁이 등 집단 서식지라 서울시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다. 숲 명상교실 무료 회원 모집 플래카드도 걸려 있다. 이곳에서 근처 삼천사 계곡까지 식당들이 늘어서 물가에서 음식을 먹거나 그늘에 자리를 깔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한동연(70·잠실) 씨는 “어릴 때 학교에서 소풍 오던 곳인데 높이 치솟은 소나무들, 요란한 계곡 폭포는 그대로인데 세월이 흘러 나만 늙었네요”라고 말했다.


윤명옥 기자 mnoloo23@silver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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