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강추위의 연속이었다. 흐린 날씨에 기온이 낮에도 영하 10도이어서 그런지 양재천 서초동 산책길에는 엊그제 내린 눈이 아직도 녹지 않고 그대로 있는 곳이 많았다. 산책길을 걷다 보면 비둘기들이 사람들 많이 다니는 길을 막고 산책을 방해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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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많이 다니는 산책길에 비둘기가 서로 다투며 먹이를 쪼아 먹고 있다. |
비둘기들은 사람이 바싹 다가가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도망갈 생각도 않고 먹이만 쪼아 먹고 있다. 무엇을 그렇게 쪼아 먹나 가까이 접근하여 살펴보니 검은색의 작은 참깨였다.
주변은 참깨 나무는 안 보였다. 아마도 누가 가져와서 뿌려놓고 간 것 같다. 비둘기는 눈 속의 참깨는 찾기가 어려워 길에 보이는 참깨를 쪼아 먹고 있다. 사람들이 접근하는 것도 모르고 먹이를 찾는 데만 정신 집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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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많이 다니는 산책길에 비둘기가 붙어 앉아 낮잠을 즐기고 있다. |
비둘기들가 먹이를 먹는 모습은 “요즈음 계속되는 강추위에 눈이 와서 우리들 먹이가 안 보이니 어떻게 살란 말입니까? 사람이 정한 교통 규칙에 따를 수 없으니 양해 부탁합니다”라는 듯했다.
산책길 5분 정도 거리에 비둘기가 30여 마리 모여서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의 비둘기는 어디서 식사를 잘하고 온 것 같아 배가 통통했다. 바람이 잔잔하고 눈이 쌓이지 않은 둑 밑의 산책길을 골라 옹기종기 모여 배는 부르고 강추위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 장소라서 낮잠이 오는 모양이다.
김진락 기자 kmjn2594@silvernetnews.com
장석민 기자 smchang@silver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