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임선 / 등록일시 : 2020-01-12 08:11:06 / 조회수 : 48
제목 두엄자리/ 이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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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두엄자리

                                    이지선


밭 가장자리 자투리 땅에

두엄자리 만들어

포도를 익히느라 태양을 빨아먹다

탈진해 버린 잎들도 거두고

누군가를 위해 기름을 다 내주고

껍데기끼리만 붙잡고 있는 깻묵도 거두고

좋은 정기는 다 빼 가고

내팽개처진 약재들을 모아

가득 채우로  묵묵히 기다란다.


스스로 발효시켜 퇴비로 쓸 때까지

가스도 분출하고 냄세도 고약치만

기다림이 있다면 거름이 되리니


내 안에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쌓이고 쌓인 검불들도

거름에 쓰려면

두엄자리에 모아 발효를 시켜야겠지

사랑이라는 한 움큼의 발효제를 넣어


썩은 퇴비보다 발효된 퇴비가

더 좋은 거름인 것을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농부는 깨닫게 된다. 

이지선 시인의 농장에는 손수 만든 두엄도 거름으로 두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그늘자리도 두어서 늘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다.

 


- 이지선 시인 문단약력 -

1998년 문학세계 시 등단, 한국 문인협회회원, 시향문학회회원, 문인협회 시흥지부 회원, 자치신문 칼럼위원, 시흥시 효도회 집필위원, 시집 -배낭에 꽃씨를. 부부시집 -내생에 봄이 다시 온다면 외 5, 에세이집 -아름다운 이별.



김임선 기자 문화예술관 관장 sun4750@silver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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